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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들었을 때 돌아보았고
인도에서 나환자들을 치료하기 시작하면서 나는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은 편견이나 두려움과 싸우지 않으면 안 되었다. 환자들은 정말 끔찍하게 곪은 상처들을 치료해 달라고 내밀었다. 종종 코를 찌르는 고름 냄새와 썩는 냄새가 창고를 가득 채웠다. 나는 당시 나병과 씨름하며 일하던 대부분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항상 감염을 걱정했다.
나는 내 두 손의 지도를 그려 두기 시작했다. 수술 도중에 우연히 바늘이나 날카로운 뼈 끝에 손을 찔리면 그때마다 손을 그린 지도에 찔린 곳을 표시했다. 치료하던 환자의 이름과 수술 시간을 적어 둠으로써, 내가 나병에 걸릴 경우 그 원천을 추적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찔리고 베이고 긁힌 자국들이 열세 개에 달하면서 나는 그 방법을 포기하고 말았다.
내가 나병과 가까이 접촉하는 데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앞장서 도와준 사람은 바로 나의 아내 마거릿이었다.
어느 주말 내가 출타했을 때, 인력거 한 대가 벨로아의 의과 대학 구내에 있는 우리 집 앞에 멈추어 섰다. 이십대 초반인 야윈 남자가 인력거에서 내렸고, 마거릿이 나가서 그를 맞았다. 아내가 보니 그의 구두 앞쪽이 입을 벌리고 있었고 그의 두 발은 붕대로 칭칭 감겨 있었다. 하얀 흉터가 한쪽 눈 언저리를 거의 대부분 덮고 있었고, 그는 강렬한 햇빛을 피하기 위해 눈을 계속 내리깔고 있었다.
"실례합니다, 부인." 그는 매우 공손하게 말했다. "폴 브랜드 박사님 좀 만나 뵐까 해서 왔는데요." 아내가 내가 사흘 후에나 돌아온다고 말하자 맥이 풀려 버린 그는 아내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는 돌아서서 가려고 했다. 그가 타고 온 인력거가 이미 떠나 버려서, 그 사람은 절름거리는 불편한 걸음걸이로 시내 방향으로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금 같은 마음을 소유하고 있는 나의 아내는 궁핍한 사람을 돕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다. 아내는 다시 그 사람을 불러서 물었다. "갈 곳은 있는 거죠?" 그 사람을 구슬러서 입을 열 게 하는 데는 시간이 좀 걸렷지만 몇 분 안에 마거릿은 가까스로 그 청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것은 배척과 학대라고 하는, 나병환자에게는 너무나도 전형적인 이야기였다.
그가 처음으로 피부 반점들을 발견한 때는 여덟 살 때였다. 학교에서 쫓겨난 후 그는 사회적으로 버림받은 사람이 되었다. 이전의 친구들도 그를 길에서 마주치면 일부러 피해 갔다. 음식점이나 상점들은 그를 얼씬도 못하게 했다. 그렇게 6년이라는 세월을 허비한 후 그는 마침내 자기를 받아 주는 미션 스쿨을 발견했다. 그러나 졸업장을 받았지만 아무도 그를 고용해 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있는 돈을 모두 긁어모아 가까스로 나병 전문병원이 있는 벨로어까지 오는 기차 삯을 마련했다. 그래서 청년은 남아 있던 돈을 다 털어 인력거를 빌려 타고 의과 대학까지 6km 이상 달려왔다. 정말이지 그에게는 갈 곳이 없었다. 설령 호텔에서 그를 받아 준다 해도 방 값을 낼 수 있는 처지가 못 되었다.
순간적으로, 마거릿은 청년에게 우리 발코니에서 자라고 권했다. 아내는 그를 위해 편안한 잠자리를 만들어 주었고, 그는 내가 돌아올 때까지 사흘 밤을 거기서 보냈다. 좀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나는 아이들이 달려와서 그 청년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을 때, 좋은 반응을 보이지 못했음을 인정한다. 그것은 곧 나의 아이들도 그 병에 노출되었다는 말이 아닌가? 마거릿은 단 한마디로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하지만 여보, 갈 데가 없다잖아요."
잠시 후 아내는 내게 그날 아침에 읽은 성경 구절을 이야기해 주었다. 예수님이 하신 말씀이었다.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엿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엿고 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병들었을 때에 돌아보았고..."(마 25: 35~36). 아내는 그런 마음으로 청년을 우리 집에 들어오게 한 것이다. 지금도 그리고 영원히 내가 감사하게 생각하는 결정이다.
새던이라는 이름의 그 청년은 우리에게 우리가 가진 지나친 두려움을 깨닫게 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 후로 우리의 가장 소중한 친구들 중 하나가 되었다.
- [고통이라는 선물] 중에서
인도에서 나환자들을 치료하기 시작하면서 나는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은 편견이나 두려움과 싸우지 않으면 안 되었다. 환자들은 정말 끔찍하게 곪은 상처들을 치료해 달라고 내밀었다. 종종 코를 찌르는 고름 냄새와 썩는 냄새가 창고를 가득 채웠다. 나는 당시 나병과 씨름하며 일하던 대부분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항상 감염을 걱정했다.
나는 내 두 손의 지도를 그려 두기 시작했다. 수술 도중에 우연히 바늘이나 날카로운 뼈 끝에 손을 찔리면 그때마다 손을 그린 지도에 찔린 곳을 표시했다. 치료하던 환자의 이름과 수술 시간을 적어 둠으로써, 내가 나병에 걸릴 경우 그 원천을 추적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찔리고 베이고 긁힌 자국들이 열세 개에 달하면서 나는 그 방법을 포기하고 말았다.
내가 나병과 가까이 접촉하는 데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앞장서 도와준 사람은 바로 나의 아내 마거릿이었다.
어느 주말 내가 출타했을 때, 인력거 한 대가 벨로아의 의과 대학 구내에 있는 우리 집 앞에 멈추어 섰다. 이십대 초반인 야윈 남자가 인력거에서 내렸고, 마거릿이 나가서 그를 맞았다. 아내가 보니 그의 구두 앞쪽이 입을 벌리고 있었고 그의 두 발은 붕대로 칭칭 감겨 있었다. 하얀 흉터가 한쪽 눈 언저리를 거의 대부분 덮고 있었고, 그는 강렬한 햇빛을 피하기 위해 눈을 계속 내리깔고 있었다.
"실례합니다, 부인." 그는 매우 공손하게 말했다. "폴 브랜드 박사님 좀 만나 뵐까 해서 왔는데요." 아내가 내가 사흘 후에나 돌아온다고 말하자 맥이 풀려 버린 그는 아내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는 돌아서서 가려고 했다. 그가 타고 온 인력거가 이미 떠나 버려서, 그 사람은 절름거리는 불편한 걸음걸이로 시내 방향으로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금 같은 마음을 소유하고 있는 나의 아내는 궁핍한 사람을 돕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다. 아내는 다시 그 사람을 불러서 물었다. "갈 곳은 있는 거죠?" 그 사람을 구슬러서 입을 열 게 하는 데는 시간이 좀 걸렷지만 몇 분 안에 마거릿은 가까스로 그 청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것은 배척과 학대라고 하는, 나병환자에게는 너무나도 전형적인 이야기였다.
그가 처음으로 피부 반점들을 발견한 때는 여덟 살 때였다. 학교에서 쫓겨난 후 그는 사회적으로 버림받은 사람이 되었다. 이전의 친구들도 그를 길에서 마주치면 일부러 피해 갔다. 음식점이나 상점들은 그를 얼씬도 못하게 했다. 그렇게 6년이라는 세월을 허비한 후 그는 마침내 자기를 받아 주는 미션 스쿨을 발견했다. 그러나 졸업장을 받았지만 아무도 그를 고용해 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있는 돈을 모두 긁어모아 가까스로 나병 전문병원이 있는 벨로어까지 오는 기차 삯을 마련했다. 그래서 청년은 남아 있던 돈을 다 털어 인력거를 빌려 타고 의과 대학까지 6km 이상 달려왔다. 정말이지 그에게는 갈 곳이 없었다. 설령 호텔에서 그를 받아 준다 해도 방 값을 낼 수 있는 처지가 못 되었다.
순간적으로, 마거릿은 청년에게 우리 발코니에서 자라고 권했다. 아내는 그를 위해 편안한 잠자리를 만들어 주었고, 그는 내가 돌아올 때까지 사흘 밤을 거기서 보냈다. 좀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나는 아이들이 달려와서 그 청년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을 때, 좋은 반응을 보이지 못했음을 인정한다. 그것은 곧 나의 아이들도 그 병에 노출되었다는 말이 아닌가? 마거릿은 단 한마디로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하지만 여보, 갈 데가 없다잖아요."
잠시 후 아내는 내게 그날 아침에 읽은 성경 구절을 이야기해 주었다. 예수님이 하신 말씀이었다.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엿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엿고 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병들었을 때에 돌아보았고..."(마 25: 35~36). 아내는 그런 마음으로 청년을 우리 집에 들어오게 한 것이다. 지금도 그리고 영원히 내가 감사하게 생각하는 결정이다.
새던이라는 이름의 그 청년은 우리에게 우리가 가진 지나친 두려움을 깨닫게 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 후로 우리의 가장 소중한 친구들 중 하나가 되었다.
- [고통이라는 선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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