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이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고 다닌 지 일 년 반이 됐다. 백신 접종률은 10%를 넘어섰고 일상 생활은 과거의 모습을 점점 되찾아가는 모습이다. 사람들의 바람은 오직 하나다. 언제쯤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 것인가이다. 이런 상황에 눈에 띄는 뉴스가 있다. 국내 모 전자회사가 헤파필터와 초소형 공기 순환장치가 장착된 ‘전자식 마스크’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는 내용이다. 공기청정기의 특허 기술과 노하우가 적용되었다고 한다. 전자제품으로 진화한 마스크 제품들에 대해 알아본다.
답답한 마스크 개선하기 위한 노력들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면서 다양한 다기능, 아이디어 상품들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마스크 및 의료기기 관련 상표 출원 건수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 불편하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코로나 이후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마스크 관련된 제품들이 눈길을 끈다.
특허청에 따르면 마스크 관련 특허출원이 2013년 68건에서 2019년 416건으로 연평균 40% 이상 증가했고, 특히 코로나19의 대유행이 시작된 올해에는 8월까지 1129건이 출원돼 지난해 전체 출원 건의 2.7배를 넘어섰다고 한다. 이는 2013년 발암물질로 지정된 미세먼지, 2015년 메르스와 올해 코로나19와 같은 호흡기 감염병 등으로부터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마스크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간단해 보이는 마스크에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답답함과 대화 곤란, 쓸림과 염증 등 피부 문제, 냄새를 호소하며 마스크 착용을 기피하고, 또 버려지는 일회용 마스크로 인한 환경문제도 우려된다.
이를 위해 다양한 기술이 출원되고 있다. 팬과 밸브, 스피커를 더해 호흡과 음성 전달을 쉽게 하거나 피부에 닿는 부분을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해 편안함을 주고 자연에서 스스로 분해되는 소재를 사용해 환경 문제를 방지하는 기술을 들 수 있다.
나아가 진단 키트를 품은 헬스 케어 마스크, IOT 기능의 스마트 마스크, 산소 발생 마스크, 반려동물 마스크처럼 부가 기능이 융합된 맞춤형 제품으로 진화하고 있고 관련 출원이 증가하는 추세다.
마스크와 관련해서 형태·기능 면에서 변화를 준 다양한 상표들이 출원됐다. 대표적인 것이 공기정화 기능이 있는 전자식 마스크다. 미세먼지 등을 차단하는 공기정화 기능에 바이러스 차단 기능 등이 결합된 첨단 마스크다. 입모양이 보이는 투명마스크나 위생용 필터를 삽입할 수 있는 패션마스크 등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새로 출원됐다.
이외에도 청각장애인을 위한 입이 보이는 투명마스크, 귀의 통증을 줄이는 마스크 등 약자를 배려하고 장시간 마스크 착용에 따른 불편함을 해소하려는 요구에 맞춘 새로운 마스크 제품들이 출현하고 있다.
LG전자 전자식 마스크 최초 출시
LG전자가 고성능 헤파필터와 초소형 공기순환장치가 장착된 약 130g 무게의 ‘전자식 마스크’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기부했다. 2시간 충전하면 최대 8시간 동안 쓸 수 있고 필터는 월 1회 교체하면 된다.
전자식 마스크엔 LG전자 퓨리케어 공기청정기의 특허 기술 및 노하우가 적용됐다. 마스크 앞면에는 교체 가능한 2개의 헤파필터(H13등급)가 들어 있다. 착용자는 헤파필터를 통과한 공기를 들이마시게 된다.
유입되는 공기의 양은 헤파필터 하단에 장착된 초소형 팬이 조절한다. 마스크에는 호흡 시 발생하는 압력을 감지하는 센서도 장착돼 있다. 이 센서는 착용자가 숨을 들이마실 때 팬의 속도를 높여 마스크 안으로 들어오는 공기량을 늘리고 숨을 내쉴 때는 속도를 줄인다. 팬이 돌아가는 강도는 약, 중, 강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전자식 마스크의 무게는 약 130g이다. 2시간 충전하면 약풍 기준으로 최대 8시간 사용 가능하다. 필터는 하루 6시간 사용하는 것을 기준으로 한 달마다 교체하면 된다. 전자식 마스크는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으로부터 전기제품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일정 수준 이하로 방출됨을 인증하는 전자기장 환경인증(EMF)도 받았다.
LG전자는 의료진에 이어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야 하는 공공기관 근무자 등을 위한 추가 기부도 검토 중이다. 이 제품은 원래 코로나19가 아닌 미세먼지 대응을 위해 2~3년 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씨에이랩도 전자식 마스크 에어로브레스 출시
공기 질 전문기업 씨에이랩(CALAB)도 전자식 마스크를 선보였다. 이 업체에서 개발한 에어로브레스는 필터 하나로 최대 3개월까지 사용 가능한 기계식 마스크로, 초미세먼지보다 작은 0.3 마이크론 입자를 최대 99.99% 차단하고 부유 세균과 유해가스를 최대 99%까지 차단하는 등 높은 효율이 특징이다.
또한 1분당 100리터 이상의 공기를 공급해 운동 시 필요 호흡량인 70~80리터 이상까지 대응할 수 있어 부족하지 않은 호흡량을 확보해 숨쉬기가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씨에이랩은 지난해 12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약 1억원의 펀딩 달성으로 기존 마스크의 단점을 해결할 제품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고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기존 일회용 마스크의 수요 문제와 폐기물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개발된 제품이라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해외에서는 불티나게 판매되는 전자식 마스크, 국내 판매는 '아직'...왜?
마스크에 공기청정 특허 기술을 결합해 개발한 LG전자의 ‘전자식 마스크’가 전 세계로 수출 중이지만 아직 국내에선 판매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 기술로 만들어진 제품이 규제 당국의 품목허가 심사 지연으로 해외에서만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LG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가 개발한 전자식 마스크 ‘LG퓨리케어 웨어러블 공기청정기’는 올해 베트남, 태국, 레반트, 사우디아라비아, 스페인, 러시아, 나이지리아로 출시를 확대해 4월 기준 15개국에서 판매 중이다. 지난해 미세먼지로 공기청정기 수요가 높은 아시아, 중동 지역 등 일부 국가에서 출시한 이후 점차 확대 출시하고 있는 추세지만 국내 출시 계획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LG전자는 전자제품(일반 공산품)으로 수출하고 있는 해외와는 달리 국내에서는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의약외품(질병의 치료 및 예방과 관련된 제품)’ 허가 신청을 했다. ‘황사나 미세먼지 등 입자성 유해물질 및 감염원으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한다’는 효능·효과를 입증받기 위해서다.
하지만 새로운 형태의 제품인 탓에 식약처에서는 두 차례 추가 보완 자료를 요청했고 예상보다 심사가 길어져 LG전자는 결국 지난 2월 품목허가 심사를 자진 철회했다.
물론 LG전자가 국내에서도 이 마스크를 의약외품이 아닌 공산품으로 신고하면 언제든지 판매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공기청정 특허 기술로 입증하려던 효능·효과 광고는 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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