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지식창고/잡지식,추천정보

천국에서 흘리는 눈물

by BumPD 2010. 3. 1.
반응형
천국에서 흘리는 눈물

 'Tears in Heaven(천국에서 흘리는 눈물)' 이라는 노래로 6개 부문 걸쳐 그래미상을 받은 록 가수이자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턴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런데 알고 보면 그는 참으로 고독한 삶을 살아온 사람이다. 영국의 작은 마을에서 열여섯 살의 미혼모에게서 태어난 에릭은 태어나자마자 외할머니에게 맡겨져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친부모로 알고 자랐다. 그가 자신을 낳아준 엄마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아홉살 무렵 엄마가 친정집에 찾아왔을 때였다. 그때 그는 엄마를 따라가겠다고 칭얼댔지만 엄마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며 그가 집에 없을 때 사라져 버렸다.

 에릭은 엄마에 대한 분노를 삭이면서 그 고독을 잊게 해줄 대상을 찾았다. 타고난 음악성 때문인지 그는 금방 음악에 매료되었다. 머디 워터스의 기타 연주에 흠뻑 취한 그는 매일 레코드 가게에서 그의 음악을 들었고, 집안 형편이 어려운 줄 알면서도 할머니에게 기타를 사달라고 졸랐다. 엄마 얺이 혼자 지내는 외손자가 불쌍했던 할머니는 그를 데리고 악기점에 가서 5년 동안 돈이 생길 때마다 조금씩 갚아가는 조건으로 기타를 사주었다. 그러잖아도 거의 매일 찾아와 악기점을 기웃거리는 그를 기특하게 여긴 주인은 돈을 못 받아도 좋다는 심정으로 기타를 내주었다.

 에릭은 하루 종일 방에 틀여박혀 머디 워터스의 음반을 들으면서 기타 연주를 흉내내기 시작했고, 얼마 안 되어 머디 워터스와 똑같이 연주한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그가 열세 살 때의 일이다. 후에 에릭은 친구 두명과 '크림'이라는 그룹을 결성해서 <레일라>라는 곡을 전 세계에 유행시켰다.

 그러나 성공을 하면 할수록 지독한 외로움이 몰려와 한시도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딜 수가 없었다. 에릭은 외로움을 잊기 위해 술과 마약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어느 때는 콘서트장에서 술에 만취해 쓰러졌다가 이틀 만에 깨어나 버려지듯 쓰러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했다.

 최고의 기타리스트의 위치에 올랐으면서도 에릭은 더욱 더 술과 마약에 깊이 빠져들었다. 의식을 읽었다가 깨어나면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낮인지 밤인지도 구별하지 못했다. 자신의 이름조차 생각나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술과 마약을 끊어야겠다고 결심하곤 했지만, 그 결심은 오래가지 않았다.
 아내 패티 보이스와 헤어진 에릭은 이탈리아를 여행하던 도중에 만난 로디델이라는 아름다운 여인을 사랑하게 되었고, 그녀에게서 아들 코노를 얻었다. 그는 코노를 너무도 사랑했기에, 사랑하는 아들을 위해서라도 술과 마약을 끊어야겠다고 결심은 매번 그저 결심에 그쳐버렸다.

 그러던 어느날, 뉴욕의 한 호텔에서 짐을 풀고 있을 때 전화벨이 울렸다. 로디델에게서 결려온 전화엿다. "코노... 코노가 창가에 있었는데 갑자기 보이지 않아요..." 한참을 횡설수설하던 로디델은 결국 코노가 55층 아파트에서 추락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려주었다.
 
 에릭은 아들이 죽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코노의 시신이 땅에 묻히는 것을 보면서도 아무런 감각이나 느낌이 없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새록새록 아버지인 자신이 술과 마약을 끊지 않아 신이 벌을 내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대성통곡했다.

 그 뒤 에릭 클랩턴은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로 작곡해서 발표했다. 그 곡 Tears in Heaven은 공전의 대히트를 기록하면서 세상 사람들을 울렸고, 그에게 그래미상을 안겨주었다.

 그는 아들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 카브리 해의 앤티카라는 작은 섬에 자비 7백만 달러를 들여 마약중독 치료센터를 짓고 가난한 사람들을 수용하기 시작했다. 그는 수용소 운영비를 마련하기 위해 콘서트도 열고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던 기타들을 팔기도 했다.

 아들을 잃고 애통해 하는 아버지의 노래는 지금도 우리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천국에서 만나도 너는 이 아빠를 알아볼 수 있겠니?
천국에서도 너는 예전 모습을 하고 있는 거니?
아빠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열심히 살아가야 한단다.
너처럼 천국 사람이 아니니까.

천국에서 만나도 너는 이 아빠의 손을 잡아주겠니?
이 아빠가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겠니?
아빠는 하루하루의 삶을 살아야 한단다.
너처럼 천국 사람이 아니니까.

때로는 실망할 때가 있고
때로는 무릎 끓고 기도할 때가 있고
때로는 가슴 아플 때도 있단다.
하지만 아가야, 소망만은 버리지 말자.

그곳에는 평화만 있겠지.
천국에는 눈물이 있을 리 없으니까.

천국에서 만나도 너는 이 아빠를 알아볼 수 있겠니?
천국에서도 너는 예전 모습을 하고 있겠지?
아빠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열심히 살아가야 한단다.
너처럼 천국 사람이 아니니까.

-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배운 보석 같은 이야기들] 중에서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