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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하기 편리한 소프트웨어가 경쟁력 갖춘다

by BumPD 2011.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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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강국으로 가는 길


디자인이 `성공·실패' 좌우

 얼마 전까지 컴퓨터 소프트웨어는 주어진 업무를 얼마나 빨리 잘 수행하는가 하는 것이 주된 평가 기준이었다. 아니 1990년대 이전까지 그랬다고 할 수 있다. 여러분도 기억할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 사의 MS-DOS가 전 세계 PC 시장 운영체제 시장의 80%를 점유했던 시절까지는 그랬다. (본 글에서 애플 매킨토시를 중심으로 하지 않는 것은 시장 점유율이 낮기 때문이다)

비록 제록스 팔로 알토 연구소가 1981년부터 GUI(Graphic User Interface: 요즘 윈도나 매킨토시 또는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그림을 사용해 사용자와 컴퓨터가 대화하는 환경)를 제록스 스타(Xerox Star) 워크스테이션이라는 기계로 구현했었지만, 당시 1만 달러가 넘은 매우 비싼 기계였다.

 당시 일반 사용자가 접할 수 있는 PC에서는 그림 1과 같이 여전히 글자만을 사용하는 CUI(Character User Interface: 문자로 컴퓨터와 사람이 대화하는 수단) 기반의 MS-DOS가 90년 초반까지 사용된다.


<그림1. MS-DOS>

꿈을 주는 문화

 물론 제록스 제품에서 영감을 얻은 스티브 잡스가 자신이 사장으로 있는 애플 컴퓨터(현재는 ‘애플’이라고 부름)에서 매킨토시에 GUI를 적용했지만 비싼 가격과 폐쇄적인 환경 때문에 대중적인 사랑은 받지 못하고 불편하지만 저렴하고 개방적인 MS-DOS가 대중에게 선택된다.

 필자에게 81년은 고등학교 1학년 꿈 많은 나이였고 지식을 갈망하던 때이기도 했다. 너무나 컴퓨터를 배우고 싶었지만 살 수가 없어 컴퓨터를 배우기 위해 기업을 찾아가 청소와 잔심부름을 자처했지만, 문전박대를 받았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는 제록스 팔로 알토 연구소에서 본 제품에서 영감을 얻어 매킨토시와 윈도를 개발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도 이런 영감을 주는 연구소나 회사가 필요하다. 아니 문화가 필요하다.

 많은 사람이 제록스는 복사기를 만드는 회사로 알고 있지만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에게 영감을 준 회사라는 것을, 그리고 인류에 PC와 스마트폰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해 주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림2. 윈도우 3.0>

문자 중심에서 그림 중심으로

 그러나 PC 성능이 좋아지고 대중화되면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아야 사용 가능한 MS-DOS 기반 제품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점차 매킨토시 제품과 같은 GUI 사용 환경을 요구하고 MS가 85년 윈도 1.0을 발표하지만 여러 가지 기능 제한으로 사용자들에게 외면된다.

그러나 90년 5월 22일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윈도 3.0이 발표되면서 마침내 PC에서 GUI 기반의 운영체제를 사용했고 현재 2009년 발표된 윈도 7이 사용되고 있다.

 이렇게 문자가 아닌 그림 위주로 컴퓨터 사용 환경이 바뀌면서 점차 컴퓨터에서 화면을 구성하는 그래픽, 즉 디자인이 중요하게 대두된다. 독자들도 그렇겠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처음 눈에 띈 제품을 구매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기업이 디자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그림3. 각 기능 영역별로 공간을 제한하는 안드로이드 위젯 규칙>

사용자 편의를 위해 규칙을 따르자

 스마트폰이나 LCD 모니터 또는 PC 같은 하드웨어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조작하기 쉽도록 버튼 위치를 배려하는 디자인이 중요하지만, 소프트웨어는 사용하면서 눈에 편하게 보이는 모습과 과도한 색상 사용 자제를 통해 사용할 때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불편하지 않다는 의미에는 소프트웨어가 스마트폰용인지 PC용인지에 따라 달라지는데 예를 들어 PC나 펜을 사용하는 압력식 터치스크린 방식 스마트폰들은 아이콘들이 가깝게 있어도 마우스나 펜을 이용하므로 점과 점 단위로 이동하면서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요즘 유행하는 정전식 터치스크린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스마트폰은 터치스크린을 사람 손가락으로 조작하므로 아이콘들이 너무 작거나 가깝게 붙어 있으면 펜에 비해 넓은 손가락 면적 탓에 동시에 두 아이콘이 선택돼 조작하기에 불편하다.

 그래서 각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은 나름대로 디자인 규칙을 제정하고 그것을 따르게 하고 있는데 그림 3은 안드로이드 바탕화면(바닥) 규칙을 보여주고 있는데 살펴보면 각 기능 영역별로 공간을 제한하고 그 안에 그림(이미지)이나 프로그램 관련 정보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 4는 구글이 안드로이드용 응용프로그램 디자이너에게 제시한 원칙을 따라 제작된 아이콘들이다.


<그림 4. 안드로이드용 아이콘>

그렇다면 우리 현실은?

 이런 규칙들이 제정된 이유는 무엇보다 사용자가 사용하기 편리하고 제품 사용 방법을 통일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 현실은 이런 교육을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 매우 드물다는 것이다.

필자가 약 20년 전 모 대학 교수님께 “앞으로 소프트웨어에 사용될 디자인을 해 줄 사람이 필요합니다”라고 이야기했던 기억이 남을 뿐이다.

 물론 인터넷 홈페이지도 디자인이 맞지만, 응용프로그램에 사용될 디자인도 중요하다. 우리가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강국이 되려면 안드로이드 위젯과 같은 규칙을 만들어 내고 그것을 구현해 낼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

현재 국내 응용프로그램용 디자인은 대부분 웹(web) 디자인을 담당했던 사람들이 개발자의 요구에 맞춰 그림만 그려주는 형태다. 덕분에 사용자 편의를 위한 규칙을 위반한 경우가 많이 있다.

 소프트웨어용 디자인은 응용프로그램 개발자와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데 그 이유는 소프트웨어 시험 과정에서 기능 변경이 아닌 디자인에서 주는 사용상 불편 개선 요구가 반영돼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MP3가 김영세라는 뛰어난 디자이너를 만나 세계적인 인지도와 함께 판매하게 된 것처럼 이제 소프트웨어용 디자인 분야에서 김영세 같은 인물이 독자들 가운데 나오기를 바란다.

출처 : <박현철 넥스트모바일 연구소장hyeoncheo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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