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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생존장병 눈물로 쓴 편지

by BumPD 2010.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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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생존장병 눈물로 쓴 편지

 천안함 침몰 사건에서 생존한 장병들이 실종자 가족들에게 전달 하기 위해 작성한 편지가 지난 9일 공개됐다. 39명의 생존장병이 작성한 편지 가운데 이번에 실종자 가족 협의회가 공개한 두 통의 편지에는 각각 깊은 바다 속에 두고 온 동기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과 실종자 가족에 대한 죄송한 마음이 드러나 있다.

 

"더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1. 내 동기 현구야.

 현구야! 대답해라. 항상 내가 부르면 "내 동기. 내동기"하면서 반겨줬었잖아.

 너의 마지막 모습이 떠올라. TV 같이 보자며 재촉했었잖아.

 정박 때나 항해 때나 항상 같이 TV 봤었는데, 그치?

 지금 네가 없어서 너무 허전하다. 진짜 동기라곤 너밖에 없었는데.

 나 혼자 살아 있어 너무 죄책감이 들어. 너의 웃는 모습이 보고 싶다.

 동기라면서 항상 챙겨주고 제대 얼마 남지 않았다며 좋아했었잖아.

 내가 제대하고 나서도 잊지 말고 연락하며 지내자고 이야기한 거 기억 나냐?

 나는 네가 재미있는 이야기라며 들려준 것들 하나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어.

 얼마나 웃겼었는데, 다시 들려 주면 안 되냐? 진짜 듣고 싶다.

 항상 나 먹으라며 부식 챙겨 주고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얼마든지 말하라며 애기했었지. 나는 항상 얻어먹으며 너한테 해준 게 별로 없어 미안한 마음밖에 없다.

 내 동기 현구야.

 2008년 7월 7일 해군에 입대해 2중대 1소대도 같이 나왔고 천안함에 2008년 9월 8일 같이 천안함에 전입했었잖아.

 너랑 진짜 2년 되는 군 생활 중 며칠 빼곤 항상 같이 있었잖아.

 제대도 같이 해야지 이놈아 지금 어디 있는 거냐?

 나 혼자 군 생활 하라고? 지금 나 혼자 내버려 두는 거냐?

 같이 배에 남아서 제대일만 기다리며 버텨왔었잖아.

 아....... 나는 내가 너무 싫다.

 하나뿐인 동기를 챙겨주지도 못하고 혼자 제대를 할 생각하니 너무 참담하다.

 난 네가 옆에서 '하나밖에 없는 내 동기'라고 외치며 나의 등을 토닥여 주는 그 순간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살아가면서 널 '하나밖에 없는 내 동기'라고 자랑스럽게 생각할 거니까 제발 돌아와라.

 현구야! 보고 싶다.

 

#2. 죄송합니다.

 죄송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저희는 모든 대원을 피를 나눈 가족이라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저희 또한 가족을 잃은 슬픔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슬픔은 나누면 나눌수록 줄어듭니다. 살아 돌아온 저희가 죄송스러울 따름입니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평소에 더 잘하고, 사랑한다고 말할 걸.

 저희 모두가 아들, 형제가 되어드리겠습니다.

 너무나 보고 싶습니다. 아직도 옆에서 부르면 웃으며 대답 할 것 같고, 함께 전역한 후 꿈과 야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서로 농담도 하고 싶습니다.

 너무 보고 싶습니다. 너무 보고 싶습니다. 너무 보고 싶습니다.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더 열심히 살아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힘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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