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hnLab보안이슈]문서 저장 버튼은 왜 자판기 모양이죠?
한글, 워드 등 각종 프로그램에서 문서를 저장할 때 사용하는 저장 버튼이 있다. 저장 버튼은 프로그램마다 약간씩 모양은 다르지만 디스켓 모양의 아이콘으로 표시되어 있다. 하지만 디스켓을 한 번도 사용하지도, 보지도 못했던 요즘 아이들은 저장 버튼이 왜 디스켓 모양인지 그 이유를 모른다고 한다.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해온 디지털 아이콘들이 왜 요즘 아이들에게는 낯설 수밖에 없는지, 그 이유를 파헤쳐 본다.
문서 저장 버튼 관련하여 트위터를 뜨겁게 달군 글이 하나 있다. “엑셀의 저장 버튼이 왜 자판기 모양이냐”라는 한 사용자의 트윗이었다. 저장 버튼이 음료수 캔을 뱉어낸 자판기처럼 생겼다며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플로피 디스크를 한 번도 본 적도 사용해본 적도 없는 이들에게는 당연히 플로피 디스크를 나타내는 저장 버튼이 생소할 수밖에 없다.
사진과 동영상을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클라우드에 저장한 채로 친구들과 주고받는 것에 익숙한 요즘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후반 출생)들은 USB 조차 낯설 수 있는데, 플로피 디스크는 당연히 알 방법이 없을 터였다.
요즘 아이들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다닐 무렵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그래서 으레 전화기는 스마트폰처럼 사각 모양으로 생긴 줄 안다.
스마트폰에서 가장 흔하게 자주 사용하는 전화기(수화기) 모양의 아이콘이 왜 디긋자(ㄷ) 모양으로 되어 있는지 모른다는 애들이 많다는 거다. 수화기 모양의 아이콘이 구 세대에 맞춰서 나온 탓이다.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해온 아이콘들이 이제 세대에 따라 의미하는 바를 모르는 버튼이 되었다.
Z세대가 낯설어 하는 아이콘, 저장 버튼 말고 또 있다?
디지털 아이콘은 그 기능이나 프로그램, 데이터 파일을 사용자가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하며 컴퓨터를 초보자들도 사용하기 쉽게 해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세대가 교체되면서 한때 이해하기 쉬웠던 아이콘들도 설명 없이는 이해할 수 없게 되었다. 대표적인 예로는 앞서 소개한 문서 저장 버튼과 전화기 아이콘이다. 그런데 그 밖에도 Z세대한테 설명이 필요한 아이콘들이 또 있다고 한다. 당연하게 사용해왔던 디지털 아이콘들의 유래를 살펴본다.
컴퓨터 혹은 스마트폰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USB 아이콘을 보자. USB 아이콘은 포세이돈의 삼지창에서 따왔다고 한다. 창 끝이 세모, 네모, 원으로 바뀌었는데 이는 여러 주변기기를 연결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한다.
블루투스 아이콘은 Blue+tooth라는 영어 단어(파란 이빨)처럼 치아를 닮았다. 10세기 덴마크의 왕 하랄드 블라탄드(Harald Blatand)에서 명칭과 아이콘 모양이 유래되었다. 블루베리의 유명한 감식가였던 그의 치아 중 하나는 파랗게 물들어 있었다고 한다. 아이콘의 명칭과 모양에는 지금의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등을 통일했던 그처럼 블루투스 기술도 컴퓨터 휴대폰 가전기기 등을 하나로 연결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블루투스 아이콘은 하랄드 블라탄드의 이니셜에 해당하는 룬 문자 두 개를 합친 것이라고 하다.
@의 기원에 대한 설명은 아주 많다. 1971년 한 프로그래머가 컴퓨터 네트워크 주소에 사용했다는 설이 있고 19세기 후반 회계 속기 용어로 처음 쓰였다는 설명도 있다. 더 거슬러 올라가 6세기 수도사들이 첫 사용자라는 주장도 있다. 라틴어 ‘ad’(영어로 at을 뜻함)를 대신하기 위해 사용했다고 하는데, 그 단어가 AD(‘서기’를 뜻함)와 헷갈렸기 때문이라고.
데이터베이스를 뜻하는 실린더 모양의 아이콘은 과거 저장장치인 드럼 메모리에서 따왔다고 한다. 하지만 드럼 메모리는 1932년에 개발되어 70년대에 사장된 기술이지만 데이터베이스의 아이콘으로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전원 버튼을 뜻하는 이 아이콘은 컴퓨터의 1과 0을 형상화하여 제작되었다고 한다. 두 아이콘의 차이점은 대기전력의 유무를 뜻한다. 디지털 회로 상 기준전압 이상이 들어와 있는 상태를 ON으로 보았을 때 1로 표시하고, 전원이 차단된 상태를 OFF로 보고 0으로 표시하는데서 현재의 아이콘 모양으로 고정되었다는 유래가 있다. 그래서 대기전력이 필요한 제품들에는 좌측과 같은 아이콘 모양으로, 그렇지 않은 제품들에는 우측과 같은 전원 버튼을 이용해 표시하게 된다.
우리가 가장 흔하게 보는 저장 아이콘은 3.5인치 플로피 디스크를 형상화한 것이다. 플로피 디스크는 1980년대에 개발된 1MB 정도의 저장매체였다. 작은 저장공간 때문에 이미지 파일 정도만 담을 수 있었지만 2000년대 초까지 쓰인 플로피 디스크는 이후 CD와 USB로 그 자리를 물려줬다.
공유 아이콘은 세 개의 점과 이 점들을 연결하는 라인의 단순한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인기 있는 소셜 플랫폼에 공유하기 위해 활용되고 있다. 이 아이콘은 마치 노드를 연결하는 꼭짓점 그래프의 형태처럼 보인다. 언뜻 봤을 때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확 와 닿지는 않지만 디자이너의 의도를 추측해보자면, 아마도 그는 왼쪽의 단일 노드에서 오른쪽의 다른 두 노드까지 확장되는 느낌의 아이디어를 표현해보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폴더 모양의 탐색기 아이콘 역시 요즘 젊은 세대들에겐 생소한 물건일 지 모른다. 여러 카테고리를 구분하기 위한 폴더는 술어라는 뜻을 가진 카테고리에서 유래한 것인데, 여기서 술어는 한 주어가 갖는 여러가지 특성을 말한다. 다양한 개념들을 하나의 카테고리 안에 넣음으로써 정리를 간편하게 할 수 있다는 데서 유래하고 있다고 한다.
디지털 아이콘의 미래
앞서 소개한 디스켓 모양의 저장 버튼이나 전화기 모양의 전화 버튼은 세대에 따라 아이콘이 의미하는 바를 모를 수 있다. 그런 아이콘은 과연 좋은 UI라고 할 수 있을까?
컴퓨터 보급이 확대되고 사용자 인터페이스 중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가 발달하면서 물리적인 공간의 제한없이 온 세계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아이콘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컴퓨터 화면상에서도 복잡한 컴퓨터 언어보다는 한눈에 알 수 있는 아이콘의 개발이 미래를 지향하는 컴퓨터 문화에 보다 더 적합하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화장실이 어디에 있는지, 비상구가 어디에 있는지는 그 나라 언어를 모르더라도 그림만 보고도 알 수 있는 것처럼 디지털 아이콘 역시 모든 지각과 지식의 표시는 아이콘을 통해서 민주적으로 또 오차없이 행해질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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